인도여행 #4 바라나시에서 델리로 넘어가다.

브라만을 만나다

그렇게 어제의 뿌자의식을 떠올리며 아침 일찍 일어났다.

벌써 바라나시에서 마지막 날이었다.

서둘러 카메라를 들고 가트로 나가봤다.

가트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듯이 어느 소년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코브라 보고싶어?"

나는 마치 못들은듯 지나치고 싶었다. 분명 보여주면 돈을 달라고 할게 뻔했다.

자꾸 내 앞에서 뚜껑을 열려고했다. 얼핏봤는데 진짜 코브라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나는 마치 안무서운듯, 그리고 뱀에는 관심없다는듯 다른 곳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하지만 소년이 자꾸 카메라 렌즈앞에서 왔다 갔다하며 방해를 했다.

나는 웃으면서 비켜달라고하고 다시 촬영에 몰두했다.

하지만 소년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뷰파인더 속에 담고 싶은 찰나가 들어왔다.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파인더 속으로 소년이 등장.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여긴 인도다. 평화를 느끼러 왔는데 이 조그마한 일에 무너질 순 없다고 생각했다. 속으로 소년에게 돈을 주기로 하고 소년을 불렀다.

소년은 마치 자신이 이겼다는 기세로 의기양양 내 앞으로 걸어왔다.

돈을 꺼내려고 하는 찰나 불현듯 500루피짜리 지폐한장과 동전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500루피는 솔직히 좀 아까웠다. 그렇다고 동전을 주기에는 미안했다.

소년에게 내가 말했다.

"지갑을 두고와서 그런데, 좀있다가 호텔 갔다와서 돈 줄께. 대신 사진 한 장 찍어줄께."

그렇게 난 사진을 한 장 찍어주고 소년에게 LCD화면을 보여줬다.

소년은 신기한지 사진을 이리저리 봤다. 소년이 기웃기웃할때마다 바구니가 꿈틀꿈틀거렸다.

그렇게 소년과 헤어지고 나서야 나는 다시 가트를 거닐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갠지스강에는 세균이 득실득실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물로 요리를 하거나 하면 타지인들은 쉽게 물갈이(장염)하게 된다.

하지만 인도인들은 면역이 됐는지 그렇지 않다고하니 신기했다.

마음속으로는 나도 물 속에 들어가 목욕도하고 싶었지만 쉽사리 그러지 못했다.

목욕하는 그들의 표정은 매우 즐거워보였다. 남녀노소가리지 않고 목욕을 했고,

물 속에서 기도도 드렸다.

그들에게는 일상이었겠지만 나에겐 너무 멋져보였다.

아침에 일어나 갠지스강에서 목욕을 하고 물속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는 모습.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난 너무도 멋진 모습들에 정신을 못차리고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기도하는 모습과 그 주위로 퍼지는 물의 파동이...

한참을 촬영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같이 나온 친구가 안보였다.

친구를 찾아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친구도 사진을 찍으러 다른 곳으로 이동했으려니하고

난 좀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렇게 여자들은 목욕을 마치면 목욕했을 때 입었던 옷을 햇빛에 말리기 시작한다.

옷을 말리는 모습을 촬영을 하니 아주머니가 쑥쓰러워했다.

그래서 나는 다가가서 지금 이 광경이 너무 멋지다고 사진좀 더 찍겠다고 말했더니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렇게 또 신나게 촬열을 하니 친구가 너무 오래 안보여서 걱정이 됐다.

친구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데 한 브라만이 내게 말을 걸었다.

내게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관심을 가지니 신나서 말을 이어나갔다.

"결혼했습니까?"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그는 계속 말했다.

"다음에 인도에 온다면 꼭 결혼해서 아내와 함께 다시한번 이 평화를 느끼러 오세요.

여기서 기도를 하게 되면 부부에게 좋은 일이 생기고,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좋은 일이 생길겁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그 어떠한 것도 영원한 일은 없으니, 너무 슬퍼하지도 기뻐하지도 마세요."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만트라 글귀와 비슷한 말을!'

나는 더욱더 집중해서 그의 말에 귀기울였다.

내가 더 관심을 가지자 그는 내 이마에 붉은 점을 찍어주었다. 인도에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거였는데, 세상을 보는 2개의 눈과 더불어 내면을 보는 3번째 눈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바닥에 제단을 가리키며 여기에 돈을 내면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했다.

ㅋㅋ

나는 이마에 점을 찍고 해맑게 웃었다.

처음부터 예상은 하고 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말씀도 들었겠다 싶어서 가지고 있던 한국동전을 모조리 주고 자리를 일어났다.

나는 이마에 붉은 점을 찍힌 채로 친구를 찾아 해멨다.

그때 저기에서 친구가 나를 향해 걸어오는게 보였다.

그 친구도 이마에 붉은 점이 찍힌채로...

우리는 그자리에서 한참을 웃었다.

"너 얼마 뜯겼어?"

"나 한국동전주고왔어. 넌?"

"난...500루피...."

그말을 듣고 난 또 한참을 웃었다.

한참을 웃었더니 배가 고팠다.

우린 바라나시의 명물 라씨를 먹으로 가기로했다.

라씨는 요거트 비슷한건데 인도 오기전 후기들을 읽어보니 다들 칭찬일색이었다.

그중에 숙소에서 가까운 바바라씨라는 곳으로 우린 이동했다.

이제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했는지 손님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맛있을까?

내심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이거 먹고 물갈이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됐다.

그렇게 한 30분을 기다렸더니 내가 시킨 바나나 라씨가 나왔다.

한 입 조심스럽게 먹어봤다.

그자리에서 친구랑 아무말도 없이 3분만에 뚝딱 먹어치운 것 같았다.

맛있다!

물갈이는 안중에 없었다.

그릇에 남은 것까지 박박 긁어먹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배가 고팠다. 그래서 우린 식당을 찾아 밥을 먹으러 가기로했다.

길가다가 친구가 사진 한장 찍어달라고 부탁을했다.

"노 프라블럼!"

우린 인도와서 마치 유행어인듯 노프라블럼을 남발했다.

기둥 옆에 서보라고 하고 찍으려고 하는데 뷰파인더 속으로 예수님이 걸어왔다.

그는 내게 '쉿'싸인을 보내고 친구 뒤에 몰래 섰다.

나는 씨익 웃으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는 아무렇지 않게 가던 길을 갔다.

친구는 나중에 사진을 보고 이 사실을 알았다.

바라나시 골목에는 이렇게 소가 많이 있다.

소를 신성시하기때문에 절때 소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소가 길을 막고있다면 조심히 비켜가야한다.

때때로 소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 캡틴인디아를 만날 줄이야.

뿜어져나오는 포스가 대단했다.

그밖에 골목에는 귀여운 꼬마들도 많이 있었고

관광객들도 제법 많았다.

배는 고팠지만 중간중간 멈춰서 담고 싶은 장면을 담으면서 걸어갔다.

바라나시 골목길 영상

평화로운 골목길.

생각외로 한국사람은 많이 볼 수가 없었다.

가끔 일본인들이 보였고, 서양인들은 제법 많이 보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대부분 현지인.

너무 당연한 말인가.

중간중간 멈춰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내게 다가왔다.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순간 나는 긴장했다.

예전에 이태리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바티칸시국에 입장하려고 줄을 서고 있던적이 있었다.

그때 한 짚시가 아이를 안고 내게 다가왔는데

얼핏보니 아이가 아닌 인형이었다.

바로 내 앞까지와서 아이를 보여주며 돈을 달라고 했다.

나는 이미 인형임을 감지했고, 돈이 없다고 말하려는 찰나.

그녀가 아이를 감싼 천으로 내가 앞으로 매고 있던 가방을 가리며 손이 쑥 들어오는 것을 봤다.

순간적으로 나는 손을 쳐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않게 돌아갔다.

소매치기였던 것이다. 순간이었지만 가방은 반쯤 열려있었다.

예전일이 생각나서 나는 그녀의 손을 주시했다.

다행히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역시 돈을 달라했다.

하지만 500루피지폐한장으로 밥을 먹으로 가야하는 처지였기에

미안하다고하고 계속 길을 갔다.

그리고 식당에 도착.

인도에 와서 탕수육을 먹게 될 줄이야.

고기는 약간 질겼지만 그냥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그리고 짜파게티.

인도에서는 라면이 귀해서 먹기 힘들다. 가격도 비쌌다.

짜파게티에 계란후라이라니!

맛있었다.

한참 먹고있는데 테이블아래에서 뭔가 꿈틀거리는게 느껴졌다.

내려다보니 강아지가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친구에게 아래를 봐보라고 귀뜸해줬더니

친구가 강아지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식당 모든 사람이 쳐다봤다.

엄청 놀랬나보다.

그렇게 또 우린 한참을 웃고 식당을 나섰다.

이제 밥도 먹었겠다.

슬슬 바라나시에게 작별을 고할시간이 다가왔다.

호텔에서 짐을 챙기러 호텔로 향했다.

가던 길에 만난 염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바닥에서 무언가를 계속 먹어대고 있었다.

길거리 음식.

먹어보고 싶었지만 물갈이가 걱정돼 그냥 눈요기만 했다.

앞으로 델리, 아그라 일정이 남아있어서 조심하고 싶었다.

길을 걷다보면 흔하게 보는 수행자들.

포스가 대단했다.

모델좀 해주세요..하고 사진을 부탁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았다.

몸에 저 흰가루는 뼛가루인걸까.

독특한 복장과 행색이었다.

이런 모습의 수행자도 만나볼 수 있다.

어딜가나 커플과 솔로는 있게 마련이다.

택시를 타고 델리로 이동하기 위해서 바라나시 공항으로 왔다.

원래 다음 목적지가 바라나시에서 아그라로 이동하는거였는데, 기차로 13시간이 걸린다.

우린 시간을 아끼고자 델리로 다시 비행기로 이동한 후 델리에서 기차로 아그라로 이동하기로 했다.

델리에서 아그라까진 3시간정도걸린다.

어떻게 보면 돈도 많이들고 비효율적이지만 우리 같은 일주일여행으로오는 단기여행자한테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바라나시 공항에서 보안검색대에서 짐을 스캔하는데, 검색원이 나를 불러세웠다.

짐을 다 열어보라고 했다.

나는 힘들게 싼 짐을 다시 풀기 시작했다. 문제는 필름카메라에있던 작은 수은전지때문이었다.

디카 배터리랑 핸드폰 보조배터리는 따로 챙겨놨었는데 필름카메라까지는 생각못했다.

생각외로 바라나시 공항은 엄격했다.

But, 문제가 생겼다.

말로만 듣던 비행기 연착.

프로펠러가 이상이라는 것이다. 정말 한쪽은 돌아가는데 한쪽이 안돌아갔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델리에 늦게 도착하는 것도 걱정되는데 과연 저 비행기가 안전할까라는 생각때문에 더 불안해졌다.

5시간은 기다렸던 것 같다.

대기하던 인도인들은 태평스러웠다. 이런 일이 자주 있나보다.

하지만 기다리던 서양인들은 난리가 났다.

나도 난리가 났다. 이럴줄알았으면 바라나시에서 사진을 더 담고오는 건데...

난 공항에서는 뭐 찍을게 없나하고 공항을 이곳 저곳 돌아다녔다.

하지만 별게 없었다.

배는 고프고 시간은 안갔다.

항공사에서 연착이 미안했는지 도시락과 물한병씩을 지급해줬다.

뚜껑을 열어보자 한숨이 나왔다.

정말 맛없게 생겼다.

그래도 배고프니 어쩔수없이 먹기 시작했다.

'어라? 맛있네?'

그자리에서 난 또 싹 먹어치웠다. 물갈이 생각은 한 2초한 것 같다.

그렇게 고생고생 기다리다가 우린 델리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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