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5 델리에서 만난 인도친구

인도인 친구를 만나다

그렇게 고생 끝에 비행기를 타고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바라나시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와서그런지 출구까지는 버스로 이동해야했다.

좌석은 없고 모두 서서 가는 빨간버스였는데, 다들 얼굴에 설레임이 가득했다.

하지만 난 설레임도 잠시 긴장감이 몰려왔다.

사실 생각해보면 처음에 인도 도착해서 델리 공항에서만 있어보고, 바로 바로나시로 향했기 때문에 델리는 처음이었다.

공항에서 내렸을 때 몰려드는 택시가시들의 사기행각에 대해 공부는 많이 해왔지만 막상 부딪히면 잘 대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친구와 난 공항문을 나서자마자 프리페이드 택시를 찾기로 하고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공항문을 나서자마자 여러명의 택시기사가 자기 택시 이용하라고 말을 우르르 몰려왔다.

우리는 마치 귀머거리인냥 앞만 보고 걸어갔다. 다행히 프리페이드 택시잡는 곳은 바로 눈에 띄었다.

거기서 우린 숙소가 있는 뉴델리역까지 티켓을 끊고 택시를 탔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바라나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나가는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뭔가 활기차 보였다.

일단 우리는 숙소를 먼저 찾기로 했다. 우리가 델리에 묶기로 한 숙소는 바로 피오르코라는 호텔이었다.

한국에서 숙소를 예약할때 어차피 일주일있는거 숙소만큼은 좋은 곳 잡자! 해서 온 곳이다.

나름 호텔도어맨도 있다. 호텔프론트에서 키도 받고 빠질 수 없는 와이파이 비번도 받고 예약한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깨끗했지만 햇빛이 안들어와서 습한게 느껴졌다.

짐을 풀자마자 난 바게지트에게 문자를 보냈다.

바게지트는 내 인도 친구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얼굴도 못보고 문자로만 몇 번 이야기해본게 다였다.

한국에서 인도 델리공항에 도착 후 바라나시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SNS로 메시지 하나가 왔다.

"안녕! 친구! 내 이름은 바게지트야. 인도에 온걸 환영해! 난 뉴델리에 살고 있어.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알려줘!"

라는 메시지와 인도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었다.

'뭐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Kenri라는 내 인도인친구

예전에 대학교 때인가? MSN이라는 메신저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어떻게 친구추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한 인도인 소녀와 친구가 됐다. 사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우린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페이스북이 유행할 무렵 또 어떻게 우리는 소식이 닿았다. 아마 페이스북 하는 분은 알 것이다.

가끔 보면 어떻게 친구 추가됐는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있다. 바게지트도 그 중 한명이었다.

난 그냥 크게 신경안썻지만 가끔 인도사진을 타임라인에서 본 것 같긴하다.

그리고 인도에 도착해 '나 여기 인도왔어요'라는 사진을 올린게 기억이났다.

나는 신기하기도 하고 의심도 들었지만 이 머나먼 나라에서 온 첫 메시지라 신기함에 답장을 보냈다.

난 그에게 대략적인 여행일정을 알려주고 현재 바라나시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바라나시를 돌아본 후 다시 델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내 인도 번호를 남겼다.

정말 기분이 이상하면서 흐뭇했다. 난 자랑스럽게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친구를 바라보았다.

열심히 졸고 있다.

대단한 놈... 피곤하긴 피곤했나보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부터 우린 26시간정도 깨어있었다. 피곤할만 했다.

암튼 그렇게 바라나시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델리로 돌아와 바게지트가 생각난 것이다.

'과연 만나자고하면 정말 나올까?'

'만약 바게지트가 만나자고하면 나는 만나로 가야할까?'

호기심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두렵기도 했다. 타지에서 그것도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은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했다.

하지만 내 손은 어느새 바게지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다행히 바게지트는 답자이 왔고 우린 오후 3시쯤 Mandi House라는 곳에서 보기로 했다

우리는 서둘러 약속장소로 미리 나갔고, 시간이 좀 남아 India Gate를 구경하기로 했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 시절에 독립의 약속을 믿고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인도 군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위령탑이라고한다. 사람이 엄청 많이 있었다. 꽤 유명한 관광지인가보다.

그렇게 우린 아직 어색한 델리를 구경하며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바게지트와의 약속시간이 다가와 우린 릭샤를 타고 약속장소인 Mandi House로 출발하려고했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잠시 당황했다.

'전화가 왜 울리지? 여긴 인도인데?!'

바게지트였다.

"창진, 바게지트인데 지금 어디에요?"

"친구랑 India Gate에 있어요. 지금 릭샤타고 Mandi House로 이동하려구요."

"No,Problem! 제가 지금 데리러 갈께요."

그는 차로 5분 뒤에 도착한다며 직접 데리러 온다고 하였다.

이윽고 시간이 바게지트한테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서로를 찾기 시작했다.

무슨 색 옷을 입었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손은 흔들어보라고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찾다가 한 인도인과 눈이 마주쳤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인자한 눈웃음! 페이스북 프로필에서 봤던 그 눈빛!

한 눈에 그가 바게지트라는 것을 알았다. 우린 서로 웃었고 중학교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친구에게 바게지트를 소개해줬고, 바게지트에게 친구를 소개시켜줬다.

흔히들 사람은 그의 눈을 바라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그러했다. 나는 그에게 어떤 의구심도 들지 않았고 아무 허물없이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마치 면 년만에 만난 오래된 친구처럼...

그는 차에 우리를 태우고 델리의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주기 시작했다.

바게지트는 인도에서 방송국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나이는 나보다 한 살이 많았다. 결혼해서 와이프랑 둘이 살고 있고, 아직 아이는 없다고한다. 집은 델리에서 한 시간 거리인 Crossing republik 이란 곳에서 살면서 출퇴근을 한다고 했다.

마치 일산사는 사람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바게지트의 와이프도 나랑 이미 페이스북 친구였다는 사실이!

바게지트의 와이프와 내 인도친구인 켄리가 같은 대학을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친구가 됐나보다.

우린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인도에 오면 흔히들 물갈이를 한다. 쉽게 말하면 장염 비슷한 건데, 두통에 설사를 계속 하는 증상을 보인다. 우리는 일주일밖에 여행을 못하는데 물갈이는 꼭 피하자고 다짐했다. 보통 물을 통해서 오는 증상이라 심지어 양치를 할 때도 생수를 사다가 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인도인 친구와 함께 인도 음식을 먹으러 왔는데 이마저 경계를 할 수는 없었다.

인도까지 현지음식도 안먹고 뭐하나 싶겠지만, 인도 온 목적이 사진인 나에게는 하루라도 아프면 큰 시간낭비라 생각했다.

바게지트는 우리를 델리의 쇼핑중심지인 Connaught Place근처의 식당으로 우릴 안내했다. 현지인이 소개해준 식당이라는 점에서 내심 기대가 컸다. 식당은 외관상 좀 허름해보였고, 간판 중간에 chinese라는 단어가 보여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바게지트는 내 눈빛을 읽었는지 유명한 맛집이라 말하며 나를 안심시켰다.

메뉴에는 엄청 많이 써있었지만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우리는 바게지트가 골라주는 음식을 먹기로 했다.

조금후 탈리와 탄두리치킨 등 여러 음식이 나왔다.

생김새는 투박했고 단조로워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시식!

하....................

너무 맛있었다. 인도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건지 몰랐다. 물갈이라는 단어는 이미 잊은지 오래!

나는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먹으면서 바게지트와 대화를 나눴지만, 솔직히 무슨대화를 나눴는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미친듯이 먹었다.

너무 맛있게먹고 계산을 하려고했는데 이미 바게지트가 계산을 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마워서 어쩔줄 모르는 내게 바게지트가 말했다.

"내일 우리집에 놀러와요. 맛있는 식사 대접하고싶어요. 그리고 내일 쇼핑할 때는 가방이랑 무거우니까 내 차에 넣어뒀다가, 쇼핑 끝나면 우리 집으로 가요. 공항까지 태워다줄께요."

우리는 델리 일정을 마치고 내일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쇼핑을 좀 할 거라고 말한게 생각났다.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너무 큰 호의 아닌가?

나는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했다. 인도 현지인 집에 방문한다는 것은 내 인생에 큰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됐지만 만약 갔다가 일정이 틀어지면 한국 들어오는 것도 차질이 생길 것 같았다.

솔직히 속으로는 엄청 가보고 싶었지만 생각지못한 너무 큰 호의에 부담스러움도 컸다.

결국 결정을 못내리고 바게지트와 내일 연락하자고 하고 우린 호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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